작품 정보
- 감독
- 김도영
- 제작
- 앤솔로지스튜디오
- 국가
- 대한민국
VIEWINGS
작품을 본 회차와 화면·음향·매체 환경을 기록합니다.
메가박스 · 하남스타필드 · 1관
감상 환경 자세히
- 환경
- THEATER
- 극장
- 메가박스 하남스타필드
- 상영관
- 1관
평론
스포일러 포함이야기라기보다는 요소의 사용에 가깝다. 어쩌면 그것이 장점일지도 모른다. 최민식이라는 배우를 최민식으로서 활용하는 방식은 누군가에게는 기대의 충족일 수도 있겠지만, 내가 바라볼 때는 한줄평에서 말한 수없이 반복된 ’클리셰’로 느껴졌다. 사실 영화 초반, 유행어를 배우고 있는 기호의 장면은 정말 영화 시작부터 두 눈과 귀를 닫아버리고 싶게 만들었다. 다행히 작중에서도 유행이 지난 것으로 설명하며 개그로 치부되었다. 사실 이런 자잘한 내용들은 내 평론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았다. 내가 이 영화에서 지적하고 싶은 부분은 크게 두 가지이다. 앞서 말한 ’요소의 사용’에 대한 것이다.
우선 첫 번째, 영화는 공간을 감정을 만들어내는 용도로만 사용하는 듯하다. 회사 내 은은한 달빛이 비추는 물류창고, 기호와 선우의 술집 대화가 이루어지는 도쿄. 감정을 강조하기 위한 미장센이 분명하지만, 그 의도가 인물과 이야기보다 앞서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 문제이다. 계속해서 감정을 끌어올리도록 의도된 공간과 미장센이 반복되니, 그 의도를 알아챈 순간부터 피곤하게 느껴지고, 때로는 공간이 등장하는 개연성마저 의심하게 만든다.
그리고 두 번째, 영화는 장면을 설명하는 일을 배우에게 의존하고, 캐릭터보다 배우 자체를 활용하는 듯하다. 영화에서 두 번 정도 등장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선우의 정신적 고통을 선우 자신의 입으로 아주 장황하게 설명하게 만든다. 특히 기호와 함께 들른 도쿄의 주점에서 이어지는 독백은 도대체 무엇을 위해 도쿄까지 온 것인지 의문을 남긴다. 사실상 지루해질 수 있는 장면을 새로운 배경으로 채우기 위해 굳이 도쿄로 CEO를 선임하러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든다. 특히 그 독백이 끝난 후 이어지는 기호의 호통은 최민식이라는 배우를 기용했으니 클리셰처럼 한 번쯤 보여주고 싶어서 넣은 것 같은 장면이었다. 기호라는 인물의 행동보다 최민식이라는 배우에게 기대되는 모습이 먼저 떠오른 것이다.
그렇다고 영화가 전달하려는 감정 자체를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원작을 보지 않았음에도 이 작품이 전하려는 따뜻한 메시지는 충분히 와닿았다. 감정을 느끼도록 끊임없이 재촉하는 방식이 다소 피로했지만, 그럼에도 나는 그 따뜻함에 반응했다. 다만, 그 감정이 인물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도록 조금 더 기다려 주었다면 어땠을까.